케어룸

양압기 순응 기간 90일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김석재 신경과 전문의


양압기를 처방받고 쓰기 시작하신 분들께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주에 두세 번밖에 못 잤는데, 이러면 90일 기준은 이미 못 채우는 것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 오해 때문에 초반에 포기하시는 경우가 있어, 기준이 실제로 어떻게 계산되는지 정리해 드리려 합니다.

90일은 기간이 아니라 창입니다

건강보험에서 정한 순응 기준은 이렇습니다.

최초 처방일부터 90일 안에, 연속된 30일 중 하루 4시간 이상 사용한 날이 21일 이상.

여기서 두 개의 숫자가 서로 다른 일을 합니다. 90일은 기회가 열려 있는 기간이고, 실제로 점수가 매겨지는 구간은 그 안의 연속된 30일입니다. 90일 내내 잘 써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달력에 놓고 보면

3월 1일에 처방을 받으셨다면 5월 29일이 90일째입니다.

3월이 잘 풀리지 않았더라도, 4월 5일부터 5월 4일까지의 30일 동안 기준을 채우면 순응으로 인정됩니다. 그 30일 구간은 90일 안 어디에 놓여도 됩니다.

그래서 한 주가 무너졌다고 해서 그해의 급여가 날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적응이 더딘 초반을 지나 자리를 잡으신 뒤부터 30일을 채우셔도 됩니다.

최초 처방일부터 90일

연속 30일3/1 → 3/30— 3월 1일에 자리를 잡은 경우

연속 30일4/5 → 5/4— 한 달을 흘려보낸 뒤 잡은 경우

채점되는 구간은 연속 30일입니다. 그 30일이 90일 안 어디에 놓이든 기준을 채우면 인정됩니다.

다만 창은 닫힙니다

되돌릴 수 있다는 말이 시간이 넉넉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90일이라는 창의 크기는 고정돼 있고, 채점 구간은 30일이 필요합니다. 시작이 늦어질수록 다시 시도할 기회가 줄어듭니다. 위의 예에서 5월에 접어들면 남은 30일 구간은 사실상 마지막 한 번입니다.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급여 등록이 직권 해지되고, 다시 등록하려면 180일을 기다려야 합니다. 초반에 여유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 여유를 다 쓰기 전에 자리를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는 단위는 ’시간’이 아니라 ’날’입니다

또 하나 헷갈리시는 부분입니다.

기준은 총 사용시간의 합이 아닙니다. 하루에 4시간을 넘긴 날을 하나씩 세어 21일을 채우는 방식입니다. 어느 날 10시간을 쓰셨어도 그날은 여전히 하루로만 계산됩니다.

그래서 한 번에 길게 쓰는 것보다 넘기는 날을 꾸준히 만드는 쪽이 기준에 맞습니다. 만 12세 이하는 하루 3시간이 기준입니다.

몰아서 쓴 한 주

4시간

총 29시간 · 세는 날 3일

꾸준히 쓴 한 주

4시간

총 27시간 · 세는 날 6일

기준은 4시간을 넘긴 날의 수입니다. 총 사용시간이 더 많아도 넘긴 날이 적으면 세는 날은 적습니다.

순응한 뒤에도 기준은 이어집니다

90일을 통과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뒤에도 사용시간 기준은 남습니다. 2024년 1월 1일 고시 개정으로 해당 월의 평균 사용시간이 2시간 이상이어야 합니다.

다만 성격이 다릅니다. 순응 기간에 기준을 놓치면 급여 등록 자체가 해지되지만, 순응한 뒤에는 자격은 유지되고 그달의 요양비만 지급되지 않습니다.

본인부담률도 순응 전 50%에서 순응 후 20%로 낮아집니다.

순응 기간

최초 90일

사용 기준
연속 30일 중 4시간 이상을 21일
본인부담률
50%

기준을 못 채우면 급여 등록이 해지되고, 재등록까지 180일

순응 후

91일부터

사용 기준
해당 월 평균 2시간 이상
본인부담률
20%

기준을 못 채워도 자격은 유지되고, 그달 요양비만 미지급

차상위 계층은 순응 기간에만 20%이고 순응 후에는 부담이 없습니다. 의료급여 1·2종은 전 기간 부담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걸 직접 세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기준 자체는 위에 적은 것이 전부입니다. 어려운 쪽은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아는 일입니다.

이번 달에 4시간을 넘긴 날이 며칠인지, 연속 30일 구간을 어디서부터 잡아야 유리한지, 남은 기간에 며칠을 더 채워야 하는지는 사용 기록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매일 자고 일어나며 세고 계시기는 어렵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여기에 있습니다. 순응 기간에는 매주, 순응한 뒤에는 매달 기록을 확인해 지금 며칠째 기준을 채우고 있는지 먼저 알려드립니다. 기록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담당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회신받은 내용을 안내해 드립니다.

정리하면

  • 90일은 기회가 열린 기간이고, 점수는 그 안의 연속 30일에 매겨집니다.
  • 한 주가 무너져도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늦어질수록 남는 기회가 줄어듭니다.
  • 세는 단위는 **하루 4시간을 넘긴 ‘날’**이지 시간의 합이 아닙니다.
  • 순응한 뒤에도 월 평균 2시간 기준이 이어집니다.

어떤 방식의 기기를 쓸지, 압력을 어떻게 맞출지는 전문의의 처방과 판단에 따릅니다. 임대 절차와 급여 신청, 기기 사용에 관한 안내는 이용하시는 지점에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점 안내에서 가까운 곳을 확인해 주세요.